능소화 필 때

봄 향기 作品/봄 향기 꾸밈 237

순진한 고추잠자리

순진한 고추잠자리 오색찬란한 색안경을 동그랗게 쓰고 비단결 날개를 하늘거리며 하체를 빨갛게 벗은 잠자리 아가씨들 온 동래를 비행하며 갸웃 거리며 여기가 메밀꽃 핀 내 고향인가? 원조 세상 부끄럼 모르는 꽃만 따라 향기만 따라 곱게 자란 메밀밭에 고추잠자리 홀딱 벗은 너는 그래서 아름답구나 나무에 찰싹 붙은 매미는 모두 나와 구경하라고 매앰매앰 왜가리 소리로 확성을 친다 하지만 잠자리는 부끄럼도 몰라 잠깐 구경 나온 멋쟁이 잠자리들 몸은 연약해도 낮에 고된 농부 잠 못 잘까봐 하루살이 모기들 없애 주는 공로자 말없이 보살핌에 농부는 편히 잠드네 좋은 글

유월의 언덕

유월의 언덕 아카시아 꽃 핀 유월의 하늘속에서 고독이 은 사뭇 곱기만 한데 파라솔을 접듯이 마음을 접고 안으로 안으로만 들다 이 인파 속에서 고독이 곧 얼음 모양 꼿꼿이 얼어들어 옴은 어쩐 까닭이뇨 보리밭엔 양귀비꽃이 으스러지게 고운데 이른 아침부터 밤이 이슥토록 이야기해 볼 사람은 없어 파라솔을 접듯이 마음을 접어 가지고 안으로만 들다 장미가 말을 배우지 않은 이유를 알겠다. 사슴이 말을 안 하는 연휴도 알아듣겠다. 아카시아 핀 유월의 언덕은 곱기만 한데-. 좋은 글

예쁜 마음

예쁜 마음 귀에 들린다고 생각에 담지 말고 눈에 보인다고 마음에 담지 마라. 담아서 상처가 되는 것은 흘려버리고 담아서 더러워지는 것은 쳐다보지 마라. 좋은 것만 마음에 가져올 수 없지만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들은 지워버려라. 귀에 거슬린다고 귀를 막아버리지 말고 마음을 아프게 한다고 눈을 감지 마라. 귀를 열어 놓아야 노래를 부를 수 있고 눈을 뜨고 있어야 예쁜 것들을 마음에 가져올 수 있으리라. 세상에는 슬픈 일보다 기쁜 일이 더 많기에 웃으면서 사는 것이다. - 아름다운 나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