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한과 부처님
아라한의 뜻과 아라한과 부처님과의 관계를 살펴봅니다.
초기경전에 부처님께서 5비구에게 처음 설법을 하신 부분이 있습니다.
설법을 마치신 후 '이제 6아라한이 되었다'라는 대문이 있습니다.
이것이 무슨 뜻이겠습니까?
부처님 설법을 듣고 5비구가 5아라한이 되었으므로 아라한인 석가모니 부처님을 포함해
‘6 아라한이 되었다‘고 표현한 것입니다.
한마디로 아라한은 성문 4과의 최상위이기도 하고, 여래 10호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금강경 제9 일상무상분에
내가 아라한도를 닦는다 하면 아라한이 아니라 하였습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아라한은 아라한이라고 이름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내가 아라한이다 하는 것은 아라한이 아닙니다.
불교관련서적을 읽을 때 이런 점들을 염두에 둔다면 많은 경우에서 옥석구분이 될 것으로
사료됩니다.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I. 성문 4과
성문(Sravaka) 4과(Four Fruition, Four Rewards, Four Phala)에
수다원(Srota-apanna, Sota-panna), 수다원(예류과, 입류, 역류과)
사다함(Sakrdagamin, Sakadagamin), 사다함(일래 또는 일왕래과)
아나함(Anagamin), 아나함(불래 또는 불환과)
아라한(Arhat) 아라한(무학, 불생, 무생, 응공, 응진, 살적, 이악) 입니다.
굵은 글씨에서 ‘수다원’ 등 앞은 산스크리트어 또는 팔리어의 음사(발음을 한자로 본뜬 것)이고,
‘예류과’ 등 괄호 속은 뜻에 따른 한자어입니다.
괄호 속 한자어의 뜻들을 잘 새겨보시기 바랍니다.
그 뜻들은 바로 부처님 경전에서 수다원, 사다함, 아나함, 아라한이라는 술어를 사용할 때
담고 있는 뜻이므로, 그 뜻들과 어긋나는 것은 경전의 말씀이 아닙니다.
- 수다원
수다원부터는 예류(곧 성인류에 들어감)로 성인의 흐름에 들어갑니다.
수다원은 범부중생의 6진(六塵)을 거슬러 성인의 흐름에 들어가므로 ‘역류’라고도 표현합니다.
수다원은 4제법[(욕계 4제+상계 4제)x2(인인忍因+지과智果)=16심(心)]에 의해
88사[使;번뇌. 근본 10번뇌를 근간으로 32 욕계견도혹 +56 상계 견도혹= 88사]를 제거하며,
7생을 더 윤회한 후 해탈합니다.
- 사다함
사다함은 1왕래 또는 1래로
욕계의 구품수혹[九品修惑 또는 사혹(思惑)]중 잔여 3품을 끊기 위해 1왕래한 후 열반에 들기
때문에 1왕래라 합니다.
- 아나함
아나함은 욕계에 다시 오지 않기 때문에 불래 또는 불환이라 합니다.
- 아라한
아라한은 상계의 미세번뇌를 마저 끊어 열반에 듭니다.
더 배울 것이 없으므로 무학,
다시 윤회하지 않고 열반에 들어가므로 불생 또는 무생,
인천의 공양을 받을 만하므로 응공(應供) 등으로 불리웁니다.
또 모든 번뇌(도적)를 없앴으므로 살적 또는 무적,
모든 악을 떠났으므로 이악이라고도 합니다.
II. 여래 10호
부처님을 표현하는 10가지 이름 즉
부처님의 위대한 덕성을 나타내는 열 가지 명칭을 여래십호라 합니다.
여래(如來), 응공(應供), 정변지(正偏知), 명행족(明行足), 선서(善逝), 세간해(世間解), 무상사(無上士),
조어장부(調御丈夫), 천인사(天人師), 불세존(佛世尊) 등입니다.
1. 여래(如來 tathagata)란 여래여거(如來如去)를 줄인 말로 ‘진리로부터 온 사람’이란 의미와 ‘피안에
도달한 사람’이란 두 가지 의미로 해석됩니다.
2. 응공(應供 arhat)은 온갖 번뇌를 끊어서 인간, 천상의 중생들로부터 ‘마땅히 공양받을 만한 덕있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3. 정변지(正偏知 samyaksambuddha삼먁삼붇타)는 일체의 자비를 갖추고 온갖 우주간의 물심 현상에
대하여 ‘위없는 지혜와 깨침을 얻어 알지 못하는 것이 없다’는 뜻이다. 다른 말로 정각(正覺), 등각(等覺),
정등각(正等覺), 정등각자(正等覺者), 등정각(等正覺), 정진도(正眞道)라고도 부릅니다.
4. 명행족(明行足 vidyacarana-sampanna)은 ‘지혜와 실천을 겸비한 이’란 의미로 명(明)과 행을 갖추었
다는 뜻으로, 명은 무상정변지(無上正偏知), 행족(行足)은 각족(脚足)이란 뜻으로 계(戒), 정(定), 혜(慧)의
三學을 가리킵니다. 즉, 부처님은 삼학의 각족에 의하여 무상정변지를 얻었으므로 명행족이라는 것입니다.
5. 선서(善逝 sugata)는 호거(好去), 묘왕(妙往)이라고도 번역합니다. ‘잘해 나가고 있는 분. 행복한 사람’
또는 ‘깨달음의 세계로 가서 돌아오지 않는다’는 뜻으로 다시는
생사의 바다에 빠지지 않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다시 말하면 ‘윤회에서 벗어나 열반에 안주한다’는 것입니다.
6. 세간해(世間解 lokavid)는 ‘세상을 잘 아는 이’란 뜻으로, 세상의 모든 생활원리를 알아서 고통받고 있는
세상 사람들을 구제한다는 뜻에서 부르는 이름으로 진리의 세계뿐 아니라 세속적인 삶의 속성도 알고 계시
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7. 무상사(無上士 anuttara아뇩다라)는 ‘더없이 높은 분’을 의미합니다. 복덕을 갖춤은 물론 계행(戒行)
등이 완전하여 이보다 더 완전한 이가 없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다른 말로 무상장부(無上丈夫)라고도 합니다.
8. 조어장부(調御丈夫 purusa-damya-sarathi)는 ‘스스로의 몸과 마음을 잘 다스리고 제어할 수 있는 분’
또는 ‘사람들을 올바르게 이끄는 분’이란 의미로, 부처님은 대자(大慈), 대비(大悲), 대지(大智)로써 중생에
대하여 부드러운 말, 간절한 말, 또는 여러 가지 말을 써서 중생을 제도한다는 뜻에서 부르는 이름입니다.
9. 천인사(天人師)는 ‘하늘과 인간의 스승’ 곧 ‘인. 천의 스승’ 부처님께서는 사람만의 스승이 아니라 하늘의
스승이기도 하며, 일체의 모든 생명을 건져 해탈케 하는 원력을 가지고 있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10. 불세존(佛世尊 buddha-lokanatha)은, 불타는 ‘깨달은 사람’, 세존은 ‘세상에서 가장 존귀하다’는 뜻
으로, 합쳐서 ‘깨달음을 얻은 존귀한 분’ 이란 의미가 됩니다.
엄밀하게는 불과 세존을 따로이 나누면 11명호이지만 대개는 10호로 합니다.
III. 삼승(성문,연각,보살)과 부처님
깨닫는 방법에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깨닫는 성문승(聲聞乘), 연기법이나 자연의 이치를 관(觀)하여 깨닫는
연각승(緣覺乘), 6바라밀을 행하여 깨닫는 보살승(菩薩乘)의 삼승(三乘)이 있으며, 남방불교(Theravada
Buddhism)에서는 성문승, 연각승의 2승을 말하고, 대승불교(Mahayana Buddhism)에서는 보살승을 더
하여 3승을 말합니다.
대승경전인 법화경의 7비유 중 하나인 삼계화택 비유는,
회삼귀일(會三歸一; 일불승一佛乘 뿐이나 중생의 근기에 따라, 성문, 연각, 보살의 3승을 낸 것이고, 결국
모두 일불승뿐임)에 대한 것으로 간략히 삼계화택비유를 요약하면,
법화경의 유명한 7비유 중 그 첫 번째로 '제3품 비유품'에 나오는 비유입니다.
우리가 사는 삼계(욕계,색계,무색계)는 불난 집입니다.
우리들은 노는데 정신이 팔려 불난 줄도 모르고 위험을 감지하지 못합니다.
장자인 아버지(부처님)께서 불났으니 나오라고 아무리 고함쳐도 나오지 않고 노는데만 열중합니다.
그래서 방편이 필요합니다.
아버지(장자; 부처님)는 아들들(佛子)에게 양,사슴,소가 끄는 수레를 주겠다고 집밖으로 나오라고 합니다.
성문,연각,보살승 3승은 방편입니다.(양이,사슴이, 소가 끄는 수레; 각각 양거, 녹거, 우거)
일단 화택에서 나와서 3승의 놀이장난감을 달라고 하면 부처님께서는 일불승(一佛承; a WHITE LARGE
OX-CART, 백우거 )을 주십니다.
‘Father! Give us the toys! Give us the sheep-carts, deer-carts, and bullock-carts you promi
sedus!" 아버님(부처님)! 양이 끄는 수레(성문승), 사슴이 끄는 수레(연각승), 소가 끄는 수레(보살승)
를주세요. Then the rich man gave each of them a WHITE LARGE OX-CART of the same size.
그러자 장자(부처님)께서는 (성문, 보살, 연각승의) 모든 아들(불자佛子)에게 흰소가 끄는 큰수레
(백우거白牛車)를 주셨습니다.‘
IV. 수도(修道)의 위차(位次)
수도의 위차(位次)에 관해서는 화엄경의 보살십지, 유식의 십바라밀, 수릉엄경의 56위4만성불위, 인왕
경의 5인13관문, 지도론의 9차제정(次第定), 유가론의 유가17지, 지도론의 3승공십지, 대승동성경의
성문십지, 연각십지, 보리심론의 오상성신위, 천태 지관론의 6즉, 구사론의 4도, 비장보론의 10주심, 확
암지원의 10우도 등 다양하게 나와 있습니다.
대승 쪽의 3승공십지에서 아라한과를 7지, 연각의 지불지를 8지, 보살지를 9지, 불지(佛地)를 10지로
하는등 성문, 연각, 보살승 각각의 최상의 깨달음에 차등을 두기도 하나, 부처님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초기경전서는 서두에 말씀드린 것처럼 석가모니 부처님도 아라한으로 표현하였고, 성문을 4향 4과로
나눈다면, 아라한을 아라한향과 아라한과로 세분하여, 아라한과는 곧 성불과 동의어로 보는 것이 부처님
가르침의 근간에 맞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는 것이 여래선과 조사선의 논난에서 범하는 우를 재현하지 않는 것이기도 합니다.
즉 여래선은 능가경 등에서 ‘여래지에 들어가 성자의 무루지를 깨달아서 3종법락에 머물고 또한 중생의
부사의한 일을 다 성취하는 것’, 또는 ‘수릉엄삼매’와 동의어로 ‘무작의 묘용을 일으키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달마대사 이후 ‘불립문자 교외별전 직지인심 견성성불의 격외도리에 입각한 조조본전의 선’이라
는 조사선을 세운 분들이 여래선을 ‘교내미료의 선’이라 본뜻과 다르게 마음대로 정의하여 놓고, 여래선
보다 조사선이 우수한 것처럼 논의들이 되니, 정의는 살피지 않고, 조사선이 부처님이 행하신 선보다 우
수하다는 망발이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수도의 위차에 대한 자세한 대비표는 원통불법의 요체(청화 큰스님 저) 544p에 도표로 정리되어 있기도
하니 참조하시면 많은 도움이 되실 것으로 사료됩니다.
V. 금강경의 아라한 묘사(아라한은 어떠해야 하는가)
다음은 금강경에 아라한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묘사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 9 일상무상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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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야, 네 생각에 어떠하냐. 아라한(阿羅漢)이 능히 생각하기를
「내가 아라한의 도를 얻었노라」하겠느냐?』
수보리가 대답하기를,
『그렇지 않습니다.』세존이시여, 무슨 까닭인가 하면 실로 아라한이라 할 만한
법이 아무 것도 없는 것을 아라한이라 부르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아라한이 생각하기를 「내가 아라한의 도를 얻었노라.」한다면
이는 곧 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에 집착되는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저를 일러서 무쟁삼매(無諍三昧)를 얻은 사람 중에
가장 으뜸이라 하셨는데, 이는 욕심을 여읜 아라한(離欲阿羅漢)이기 때문입니다마는
저는 내가 욕심을 여읜 아라한(離欲阿羅漢)이라고는 생각치는 않나이다. 세존이시여,
제가 만일 생각하기를[내가 아라한의 도를 얻었노라]한다면 세존께서는 곧 수보리를
아란나행(阿蘭那行)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하시지 않으셨을 것입니다마는 수보리가
실로 수행하는 티가 없으므로 수보리는 아란나행을 좋아한다고 이름 하셨습니다.』
출처 : 금강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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