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 필 때

마음의 양식/부처님 곁으로

[스크랩] 영감님, 왼쪽으로 돌아가십니까, 오른쪽으로 가십니까?

봄 향기 2018. 10. 20. 13:24

    "영감님, 왼쪽으로 돌아가십니까, 오른쪽으로 돌아가십니까?"

    오늘 절에 갔다가 들은 이야기..

    도웅스님께서 법사스님으로 오셨는데 이런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옛날 어떤 마을에 부자가 한 사람 있었는데

    마침 오일장이 설 때 장에 가지고 가서 팔 것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지게꾼 두 사람 쓰기는 좀 아깝고.. 힘 센 사람이면 한 사람으로 되겠다싶어서..

    이 동네에서 누가 힘에 제일 좋은가 살펴보앆더니

    그 동네에 바보가 하나 살고 있었는데 그 사람이 힘이 제일 좋았다고 합니다,

    왜일까요?

    보통 사람들은 요리 재고 조리 재고 몸을 사리는데 그 사람은 워낙 바보라서,

    미련해서 몸을 사리지 않고 짐을 지니까 제일 힘이 좋은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 바보한테 이야기를 해서 며칟날 장에 가기로 약속을 받아 놓았는데..


    그런데 그 장날이 되었는데.. 부자가 아무리 기다려도 바보가 안 와..한 시간이

    지나고 두 시간이 지나고.. 점심 때가 돼도 안 오더니 저녁때가 다 돼서 왔길래

    왜 이제 왔냐고 물었더니.. 혼자서 장에 갔다 왔다고 그러더랍니다 ㅎㅎ

    그래서 부자는 그 바보 보고..

    "너는 정말 바보 중에 바보로구나. 이 세상에서 1등 바보로 인정한다."

    그러면서 그 상으로.. 작대기를 하나 주었습니다.

    바보는 살짝 기분이 안 좋았지만 그래도 태어나서 처음 받아보는 상..

    그것도 1등상이라고 하니까.. 그 작대기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그 부자는 늙고 병들어서 다 죽게 되었습니다.

    모두들 말하기를 "아이구, 저 영감이 이젠 돌아가시겠어~"라고 하였다.

    바보가 물었습니다. "돌아가신다구요? 어디로요?"

    그러나 아무도 모른다고 하였습니다.

    바보는 당사자인 부자 본인한테 물어보는 방법이 제일 좋겠다싶어서..

    방으로 들어가서 물었습니다.

    "영감님, 다들 영감님이 돌아가신다고 하던데.. 정말 돌아가십니까?"

    "그래, 이젠 그럴 수밖에 없구나~"

    "그럼 돌아가시면 어디로 돌아가시는 겁니까?" "어디로 가냐고? 그건 모른다~"

    "어디로 가시는지 모르시면.. 혹시 그 길은 아십니까?

    오른쪽으로 돌아가는지, 왼쪽으로 돌아가는지, 곧장 가는지?" "그것도 모른다."

    "지금 가시면 언제 또 다시 오십니까?" "그것도 모른다." 

    "그럼 아시는 게 뭡니까?"

    부자 영감은 아무 말도 못 하고 눈만 멀뚱멀뚱 뜨고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바보가 예전에 상으로 받았던 그 작대기를 도로 돌려주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내가 제일가는 바보인지 알았더니 영감님은 저보다 더 바보이십니다.

    저는 그 날.. 영감님하고 장에 같이 가야 한다는 것만 몰랐지

    장이 어디에 있는지, 그 장에 가려면 어떤 길로 가야 하는지..

    길을 오른쪽으로 돌아가야 하는지, 왼쪽으로 돌아가야 하는지..

    아침에 가면 저녁때 온다는 건 알았는데..

    영감님은 그래 돌아간다고 하면서 어디로 가는지, 왼쪽으로 돌아가는지

    오른쪽으로 돌아가는지.. 아무것도 모르면서 그냥 돌아간다고만 하시니..

    제가 졌습니다. 당신이 1등 바보입니다!"


    스님께서는 이 이야기를 들려주시고..

    불교는 나의 참모습을 찾아가는 종교라고 하시면서

    열심히 정진하라고 강조하시고 법문을 마무리하셨습니다.

    저는 그 법문을 들으면서 이런 노래가 생각나더군요. ^^


            출처 :불교는 행복찾기


출처 : 파란 물결
글쓴이 : 靑 波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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