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 필 때

마음의 양식/참 좋은 글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봄 향기 2017. 3. 10. 06:49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가고 오지 못한다’는 말을 철없던 내 귀로 들었노라. 만수산 올라서서 옛날에 갈라선 그 내 님도 오늘날 뵈올 수 있었으면.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고락에 겨운 입술로는 같은 말도 조금 더 영리하게 말하게도 지금은 뒤었건만. 오히려 세상 모르고 살았으면! ‘돌아서면 무심타’ 는 알이 그 무슨 뜻인 줄을 알았으랴. 제석산 붙는 불은 옛날에 갈라선 그 내님의 무덤의 풀이라도 태웠으면! 김소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