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 필 때

봄 향기 作品/봄 향기 꾸밈

바닷가의 밤

봄 향기 2017. 3. 2. 21:59
     
바닷가의 밤 
        
한줌만 가느다란 좋은 허이는 
품안에 차츰차츰 졸아들 때는
지새는 겨울 새벽 춥게 든 잠이
어렴풋 깨일 때다 둘도 다같이
사랑의 말로 못할 깊은 불안에
또 한끝 호주군한 옅은 몸상
바람은 새우친다 때에 바닷가
무서운 물소리는 잦 일어온다.
켱킨 여덟 팔다리 걷어 채우며
산뜩히 서려오는 머리칼이여.
사랑은 달큼하지 쓰고도 맵지. 
햇가는 쓸쓸하고 밤은 어둡지.
한밤의 만난 우리 다 마찬가지
너는 꿈의 어머니 나는 아버지. 
일시일시 만났다 나뉘어가는
곳 없는 몸 뒤기도 서로 같거든.
아아아 허수롭다 바로 사랑도
더욱여 허수롭다 살음은 말로. 
아 이봐 그만 일자 창이 희었다.
슬픈 날은 도적같이 달려들었다.  
- 김소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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