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의 밤 한줌만 가느다란 좋은 허이는 품안에 차츰차츰 졸아들 때는 지새는 겨울 새벽 춥게 든 잠이 어렴풋 깨일 때다 둘도 다같이 사랑의 말로 못할 깊은 불안에 또 한끝 호주군한 옅은 몸상 바람은 새우친다 때에 바닷가 무서운 물소리는 잦 일어온다. 켱킨 여덟 팔다리 걷어 채우며 산뜩히 서려오는 머리칼이여. 사랑은 달큼하지 쓰고도 맵지. 햇가는 쓸쓸하고 밤은 어둡지. 한밤의 만난 우리 다 마찬가지 너는 꿈의 어머니 나는 아버지. 일시일시 만났다 나뉘어가는 곳 없는 몸 뒤기도 서로 같거든. 아아아 허수롭다 바로 사랑도 더욱여 허수롭다 살음은 말로. 아 이봐 그만 일자 창이 희었다. 슬픈 날은 도적같이 달려들었다. - 김소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