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밭에 엎드린 개(麻田伏犬)
부안현(扶安縣)에
유씨 성을 가진 한 선비가 있었다.
이 선비는 집안의 여종과
사사로운 관계를 맺고 있었는데,
아내의 감시가 매우 심해
그 기회를 얻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마침 집 옆에
삼밭이 있어 삼이 자라니,
여종이 뜰 한 쪽에서 절구질을 할 때면
삼밭에 들어가
절구질하는 곳으로 은밀히 다가가서는,
삼밭으로 몰래 끌어들여 재미를 보곤 했다.
그런데 그 짓도 오래되다 보니
아내가 눈치를 채고 말았다.
절구질하던 여종이 자주
어디론가 사라지는 것을 알고
유심히 살피던 아내가 그 광경을 목격한 것이었다.
'이 영감이 온갖 방법을 다 써가며
여종을 꾀는구먼.'
이렇게 중얼거리면서
한번 혼쭐을 내주려고 마음먹었다.
곧 아내는 여종에게
절구질을 시켜 놓고 몰래 살피니,
어느새 남편이 삼밭으로 들어가는지라
얼른 뜰로 내려가
여종에게 다른 일을 시키고,
자신이 대신 절구질을 했다.
그러자 삼밭에서 남편이 바라보다가
눈에 띄지 않으려고
바닥에 납짝 엎드려 숨으면서,
웃옷을 벗어 몸을 가렸다.
그런데 그 옷이 흰색이다 보니, 삼 줄기 사이로
허연 것이 눈에 띄는 것이었다.
이에 아내가 여종을 불러 삼밭을 가리키면서 물었다.
"얘야! 저기 삼밭 속에 허연 것이 보이는데,
그게 무엇이냐?“
"예, 마님. 방금 전 이웃 집 흰 개가
부드러운 쌀겨를 먹기에 쫓아냈는데,
아마도 거기로 들어간 모양입니다.“
이렇게 여종이 거짓으로 둘러대니,
아내는 시치미를 뚝 떼고
큰소리로 꾸짖어 말했다.
"아니, 무슨 늙은 개가
우리 쌀겨를 훔쳐 먹고,

삼밭에 들어가
삼까지 못쓰게 만들고 있단 말이냐?
내 이 놈, 혼 좀 내줘야겠구나.“
이러면서 손에 쥐고 있던
절굿공이를 냅다 던지자,
그것이 날아가 선비의 옆구리를 맞고 떨어졌다.
.
이에 선비는 너무 아팠지만, 겨우 '깽깽깽' 거리는
개 울음소리만 내면서
설설 기어 저쪽으로 달아나 버렸더라 한다.
모셔온 글
[펌]
'사노라면 > 자유게시 共有'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푹포 물맞기 (0) | 2018.08.02 |
|---|---|
| 환향녀(還鄕女)가 홍제천(弘濟川)에서 몸을 씻은 사연? (0) | 2018.07.30 |
| 아름다운 세계속의 그림같은 폭포 (0) | 2018.07.23 |
| 이 세상에서 가장 넉넉한 집 (0) | 2018.07.22 |
| 마안해 /탐하는 마음은 (0) | 2018.07.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