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과 돈과 死
설으면 우올 것을. 우습거든 웃을 것을. 울자 해도 잦는 눈물.
웃자 해도 싱거운 맘. 허거픈 이 심사를 알리 없을까 합니다.
한 베개 잠자거든. 한솥밥 먹는 님께. 허거픈 이심사를 전해볼까 할지라도
마차운말 없거니와 그亦 누될까 합니다. 누된들 心情 만이 타고날게 무엇인고.
四五月 밤중만 해도 울어새는 저 먹구리. 차라리 그 身勢를 나는 부러워합니다.
슬픔과 괴로움과 기쁨과 즐거움과 사랑 미움까지라도. 지난 뒤 꿈 아닌가!
그러면 그 무엇을 제가 산다고 합니까?
꿈이 만일 살았으면. 삶이 역시 꿈일게라! 잠이 만일 죽음이면.
죽어꿈도 살은 듯하리. 자꾸 끝끝내 이렇다 해도 이를 또 어찌합니까.
살았던 그 記憶이 죽어 만일 있달진댄. 죽어하던 그 記憶이 살아 어째 없습니까?
죽어서를 모르오니 살아서를 어찌 안다고 합니까.
살아사 그만인가? 죽으면 그뿐인가? 살죽는 길어름에 잊음바다 건넜든가?
그렇다 하고라도 살아서만이라면 아닌 줄로 압니다.
김소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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