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날마다 한강 다리를 건너던 사람 ♧
이내용을 읽으시고 양심에 가책을
받는 사람들이 꼭 있다고 봅니다
신용은 출세의 기본이요, 부자가
되는 초석이란걸 명심 또 명심하시길.
상고를 졸업하고 전자회사 영업 사원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김우준 씨는
십 년 동안 성실히 일하여 모은 돈과
주변사람들의 돈을 빌려 조그만
가전 제품 대리점의 사장이 되었다.
그런데 사업이 안정되고 빌린 돈도 거의
다갚아 갈 즈음, 사기를 당해 전재산을
날릴 위기에 처했다. 남은 것이라고는
아는 사람으로 부터 빌린 빚뿐이었다.
어떻게 해서든 그 빚을 갚아야겠다고
결심한 그는 가전제품 외판원으로 나섰는데,
날마다 방문 판매를 하면서 버는 돈중에서
하루에 오천 원씩 빚을 갚아 가기로 했다.
매일 저녁 그는 오천원을 주머니에 넣고
한강다리를 건너 용산까지 돈을 빌려 준
사람의 집을 찾아가 돈을 갚은 뒤,
온 길을 되돌아 집으로 왔다.
하루도 빠짐없이 강바람을 맞으며 한강대교 위를
걸어 다니면서 그는 언제가는 반드시 사업을 다시
일으키리라는 희망의 싹을 가슴속에 키워갔다.
몇 년이 지나 드디어 빚을 다 갚은 그는
재기할 계획을 차곡차곡 진행시켰다.
그러던 어느날 그의 성실성을 눈여겨본
전자회사 판매 이사가 그의 신용을 믿고
물건을 대줄테니 다시 유통업을 해보라고
권했지만 자금이 부족했던 그는 돈이 좀더
모일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그 즈음 우연히 예전에 오천 원씩 돈을 갚았던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둘은 반갑게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얘기 끝에 김우준 씨의 처지를
알게 된 그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
"처음에 당신이 오천원씩 빚을 갚기
시작했을 때, 나는 며칠 지나면 그만둘 거라
생각했소, 하지만 당신은 끝까지 해냈고,
그 사이 당신에 대한 내 믿음도 쌓여갔소.
나는 언젠가 당신이 꼭 재기할 것이라고
생각했다오. 새로 출발한다니,
내게도 출자할 기회를 주겠소?"
그 동안 그는 돈을 갚은 게 아니라
신용을 쌓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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