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체가 평등한 그 자리, 일체가 공적(空寂)한 그 자리,
참으로 텅 빈 그 자리가 그대로 산은 산, 물은 물, 승(僧)은 승,
속(俗)은 속의 온갖 차별의 자리, 시비분별이 끝없이 일어나는 자리,
삼라만상이 묘하게 있는 자리이다.
물은 흘러가버리지만 물소리는 남아있더라.
일체가 평등하기 때문에 온갖 것이 차별된다.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이 있게 된다.
산은 산이 아니기에 산은 그저 산일뿐이다.
물은 물이 아니기에 물은 그저 물일뿐이다.
무명도 없고 또한 무명이 다함도 없으며 無無明 亦無無明盡
나아가 늙고 죽음도 없고 또한 늙고 죽음이 다함도 없다. 乃至無老死 亦無老死盡
아무 모양 없기에 모든 모양이, 아무 소리 없기에 모든 소리가,
아무 냄새 없기에 모든 냄새가, 아무 맛이 없기에 모든 맛이,
아무 촉감 없기에 모든 촉감이, 아무 법이 없기에 모든 법이 그대로 있다.
기러기가 먼 하늘을 날아가니 雁過長空
차가운 물에 그림자가 잠기네. 影沈寒水
기러기는 자취를 남길 뜻이 없고, 雁無遺踪意
물은 그림자를 남겨 둘 마음이 없네. 水無沈影心
- 몽지님의 원각경35 중에서
소금인형... 허윤정
나 없으면
세상도 없겠다.
근심도 걱정도 없겠다.
나는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갈 것인가
물어도 대답이 없는
바닷가 소금인형
염전을 지키는
이 완강한
허상(虛像)이여.
-------
중심이 없으면 동서남북도 없어
이 세상 내가 없으면 번뇌도 생사도 없겠다.
그 어디에도 없는 나를 이끌고 헐덕이며
나는 누구이며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갈 것인지
한치 앞도 못보는 당달봉사로 살고 있다
결국은 소금인형 바다로 돌아가
바다가 되는 일이다 세상의 이름은 모두 허구다
- 허윤정 (시인∙ 맥貘동인지 편집 주간)
'사노라면 > 자유게시 共有'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흥선대원군의 빰을 때린 장수 (0) | 2018.10.14 |
|---|---|
| 배고품을 즐겨라. (0) | 2018.10.12 |
| 인생이란 껴안고 즐거워해야 하는 것 (0) | 2018.10.06 |
| 추석 명절을 맞이하여 (0) | 2018.09.23 |
| 초로인생(草露人生 (0) | 2018.09.23 |